지난 5월 19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AsIA 지역인문학센터,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과 한국-아랍소사이어티가 주한요르단대사관과 함께 주최한 특별강연이 서울에 위치한 주한 요르단대사관에서 진행되었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대학생과 중동 전문가 등 30여명이 본 행사에 참석하였다. 참석자들은 강연 전 요르단의 식문화를 간단히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 H.E. Asal Al-Tal 주한 요르단대사는 (1) 요르단 소개 (2) 요르단에서의 여성역량 강화 (3) 요르단-한국 관계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하여 강연하고 사진과 영상 자료를 공유하였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요르단은 하심 가문에 의해 세워진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이다. 현 압둘라 2세 국왕을 포함한 하심 가문은 선지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이기도 하다.

요르단은 한국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요르단은 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지역적 위기로 인해, 요르단 경제도 많은 악영향을 받고 있다.

요르단의 면적은 약 9만 km2 정도이며, 인구는 1,070만명 정도이다. 이 중, 360만명 정도가 난민으로,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은 요르단 경제 및 교육과 보건과 같은 중요한 방면에 부담을 주며 물부족 문제를 심화시킨다. 그러나 요르단의 건국 원칙 중 하나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고 원조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은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요르단은 관광, 환경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 LG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은 요르단에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요르단은 한국 회사에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요르단 건국 200주년을 맞아 발표된 경제 현대화 비전 (Economic Modernization Vision)은 지속가능성, 그린 요르단 (Green Jordan), 투자, 역동성, 고부가가치산업, 차세대 서비스, 스마트 요르단 (Smart Jordan), 목적지 요르단 (Destination Jordan)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8개의 동력을 설정한 바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 어떻게 한국과 협업할지에 대해서는 이후에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요르단은 관광지로 유명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 장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최근 관광객과 순례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개발이 진행된 바 있다. 또한 페트라, 와디럼 등도 유명한 관광지들로서, 유명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장소로도 여러 번 등장하였다. “Kingdom of Time”은 요르단의 새로운 로고이다. 이 로고 하에 요르단은 어드벤처 관광, 성지순례, 에코투어, 의료 관광 등 다양한 수요를 가진 다양한 관광객들을 타게팅하고 있다.

(2) 여성은 모든 부문에서 요르단의 발전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여성역량 강화는 요르단에서 최우선 순위의 의제 중 하나이며, 압둘라 2세 국왕 및 라니아 왕비도 이 의제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요르단의 새로운 비전 하에서도 동일하다.

요르단은 1979년 최초의 여성장관을 배출했으며, 현재 5명의 여성 장관이 있고, 고위급 여성 관료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외교 분야에 있어 현재 9명의 여성 대사가 있으며, 지난 20년간 모든 분야에서 여성 구성원의 비율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왔다. 사법 분야에 있어, 요르단은 2007년 최초의 여성판사를 배출하였고, 현재 28%의 여성이 사법 분야를 구성하고 있는 등 높은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군대에서도 여성의 특별부대가 존재하는 등 여성은 요르단 사회의 각 부문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원, 상원으로 구성된 요르단 입법부에서, 1993년에 최초로 여성 의원이 당선되어 하원에 입성했다. 여성할당제 제도 또한 존재하지만, 많은 여성 의원들이 할당제를 이용하지 않고 투표로 당선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요르단은 여성차별의 종식, 인권 보장 지지, 국제 공약의 준수를 위하여 법률 개정을 시행해 왔다. 실제로 2002년 개정된 요르단의 헌법을 통해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형법, 정당법, 행정법, 연금법, 가정폭력법을 포함한 모든 법령에서 여성의 인권 증진을 위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노력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요르단은 2020-2025년 여성을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여 도전과제와 목표 등을 설정하였다. 이 전략은 성평등, 여성의 역량강화, 젠더기반 폭력 및 성차별의 종식을 위한 로드맵이기도 하다. 이를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주요 목표가 있다. (1) 여성은 경제적 권리, 정치적 권리 및 인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젠더기반 차별이 없는 사회에서 자유롭게 리드하고 활동할 수 있다, (2) 여성은 모든 형태의 젠더기반 폭력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3) 긍정적인 젠더규범, 역할 및 태도는 젠더 평등 및 여성역량 강화를 지지한다, (4) 정부 부처들은 요르단의 국내 및 국제 공약 준수에 발맞추어, 젠더 평등 및 여성역량 강화를 지지하는 정책, 구조, 서비스를 시행하고 지속한다. 이에 있어서, 구체적으로는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계획을 요르단의 다양한 정부 부처 차원에서 발족하는 등 여성의 공적 참여를 독려한 사례를 들 수 있다.

(3) 한국과 요르단은 지난 2022년 수교 60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정치, 문화, 투자, 무역,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 왔으며, 양국 가운데 30개 이상의 협약과 MOU가 체결되었다. 요르단은 특히 스마트 농업기술, 재생가능 에너지, 의료 서비스, 투자, 산업 등의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H.E. Asal Al-Tal 주한 요르단대사는 한국이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상수도 시설, 의료 서비스, 교육 등의 분야에 있어서 요르단에 ODA를 제공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였다.

강연 이후에는 요르단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법률 개정의 기타 사례 등에 대한 활발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으며, 행사는 열띤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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