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현(아시아연구소)

4월 18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 장관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났다. 사우디 고위 인사가 시리아를 방문한 것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처음이며, 사우디는 2012년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파이살 장관은 이번 방문이 시리아 내전을 끝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사우디가 펼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이미 2018년 아랍에미리트가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회복했으며, 튀니지도 시리아에 다시 대사를 파견하기로 하는 등 시리아는 점차 고립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5월 19일 사우디에서 열릴 아랍연맹 정상회담에서 시리아의 복귀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모로코, 쿠웨이트, 카타르, 예멘은 여전히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이어 시리아와도 관계 개선에 나서는 등 사우디의 외교 정책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사우디가 중동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국가라는 점을 강조해 역내 주요 행위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사우디가 최근 미국의 대중동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지역 주요 국가로서 입지를 구축하려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사우디는 또한 이란과 시리아와의 관계 재구축을 통해 대립과 분쟁 개입에 따른 정치적, 경제적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