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은(아시아연구소)

2023년 올해 노벨평화상은 이란 여성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에게 돌아갔다. 이는 억압받는 이란 여성을 위한 투쟁의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수상은 2003년 이란 여성운동가 시린 에바디 이후 두 번째 이란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이란 여성의 인권과 자유는 억압받고 오히려 더 힘들어진 상황임을 이란의 두 번째 노벨 평화상 수상을 통해 확인되었다. 현재 모하마디는 수감 중으로 ‘옥중 수상자’가 되었다. NYT를 통해 모하마디는 “나의 인권운동이 국제적 지지를 받은 덕분에 더 단단해졌다. 나는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조금 더 희망을 품게 됐다. 승리가 눈앞”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이란 여성인권운동에 평생을 헌신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이란 정권에 의해 13차례나 체포되었다. CNN은 “일생 내내 인권 향상과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 온 대가로 모하마디는 지난 20년의 대부분을 이란 정부의 죄수로 지냈다”고 전했다. 2022년 9월 아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히잡 시위’에 옥중에서도 그녀는 시위를 지지하며 격려했다. 이에 반국가 선동 혐의로 징역 12년형과 채찍질 154대를 추가로 선고받았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란 정부에 “모하마디가 12월에 예정된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그녀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이번 노벨상 위원회의 결정을 서구의 내정간섭이라고 여기고 있고, 이에 모하마디의 목소리를 더욱 억압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월 6일 노벨평화상 수상이 발표된 날, 모하마디의 가족은 인스타그램에 “자유와 평등을 위해 용기 있게 싸워서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릿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히잡 시위의 구호인 ‘여성, 생명, 자유(Zan, Zendegi, Azadi)’를 페르시아어로 말하며 모하마디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을 발표한 것은 모하마디 개인의 수상을 넘어, 이란 정부의 차별과 억압에 반대하고 저항해온 이란 국민 전체에게 보내는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