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연(아시아연구소)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간 교전 지속으로 수단의 정치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일 기준 누적 사망자가 330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3,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교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금번 교전은 4월 15일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의 충돌로 시작되었다. 수단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흐 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장관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의 모함메드 함단 다갈로(Mohamed Hamdan Dagalo) 장군의 갈등이 교전 발생의 시초였다. 이 둘은 2019년 수단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를 틈타 오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대통령을 몰아내고 군부와 민간 세력 간의 공동 과도정부 수립에 기여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군부와 민간 세력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2021년 부르한 장군이 주도한 군부 쿠테타로 군민 공동 과도정부도 해체되었다. 하지만 2021년 쿠테타 이후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장군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다갈로 장군 주도로 신속지원군을 정부군에 통합하는 문제를 두고 두 장군 간 갈등은 고조되어 무력 충돌로 발전하게 되었다. 2013년 결성된 신속지원군은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민간인 학살을 주도한 잔자위드 민병대에서 발전한 조직으로 현재 10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속지원군은 다르푸르 지역의 금광 사업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분쟁에는 경제적 이해 관계도 얽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군은 신속지원군의 세력 확대에 위협을 느끼면서 통합을 신속하게 추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단 군벌 간 교전 배경에 외세의 개입도 관련이 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러시아는 신속지원군을 이끄는 다갈로 장군과 연합해 수단 금광 개발권을 확보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단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도 정부군의 수장 부르한 장군과 손을 잡음으로써 나일강 댐 건설을 둘러싸고 이집트와 갈등을 빚고 있는 에티오피아에 대항할 기회로 판단했다. UAE 또한, 수단 홍해 연안에 항구 건설을 계획하는 등 아프리카 북동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기지로 수단을 활용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현 수단 군벌 간 교전에 외세의 개입까지 연루되면 수단의 현재 무력 충돌이 장기간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