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연(아시아연구소)

중동의 주요 라이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지난 2016년 단절된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고 2개월 내 상대국에 대사관을 개설하기로 3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전격 합의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2016년 사우디가 자국의 시아파 지도자들의 사형을 집행하자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 공관을 점거하면서 양국간 국교를 단절한 바 있다. 양측은 이번 합의에서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하였으며 2001년 체결된 바 있는 안보 협력 협정과 1998년 체결한 무역, 경제, 투자 등에 대한 일반 협력 협정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한편, 금번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이루어졌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알리 샴카니(Ali Shamkhani) 의장과 사우디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Mussad bin Mohammed Al-Aiban)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여 4일간에 걸친 회담 끝에 사우디-이란 국교 정상화에 최종 합의하였다. 더불어 공동 성명 자리에서 왕이(Wang Yi)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사우디와 이란 대표와 함께 참석하였다. 사우디와 이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과 중국 시진핑 총리의 지원으로 양국이 이번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중재로 이루어진 이번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 합의는 미국의 중동 떠나기가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 내 중국 영향력의 확대를 재확인시켜 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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