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연(아시아연구소)

약 17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파키스탄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아 심각한 아프간 난민 문제가 다시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서류 미비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추방 방침을 발표하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난민들의 출국 기한을 11월 1일로 정했다. 하지만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한 시기부터 최근 탈레반 권력을 되찾은 2021년 이후까지 파키스탄으로 탈출해 온 불법 체류 아프가니스탄인들은 큰 위기에 처했다. 파키스탄에는 거의 380만 명의 아프간인이 살고 있고, 2021년 8월 탈레반이 권력을 되찾은 이후 60만~80만 명이 파키스탄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는 파키스탄 체류를 허가하는 서류를 갖추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적어도 140만-170만 명 이상이 서류 미비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중에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아프가니스탄에 가본 적도 없는 사람들도 있다. 파키스탄은 장기간의 경제적 어려움과 국경 간 전투가 증가하는 가운데 반아프간 정서가 커지고 있는 국가의 ‘복지와 안보’를 위해 추방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 파키스탄 아프간 대사관에서는 이번 파키스탄의 결정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괴롭힘이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24건 중 14건이 아프간인에 의해 자행됐다고 주장하면서 안보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많은 아프간 인들이 다시금 난민 캠프에 돌아가야 하는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