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은(아시아연구소)

튀르키예 대선이 5월 14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대통령 후보 신청 마감이 된 현재, 집권당인 친-이슬람정당 AKP의 에르도안(Erdoğan), 2당인 세속주의정당 CHP의 클르츠다르오울루(Kılıçdaroğlu), 조국당(Memleket Partisi)의 무하렘 인제(Muharrem İnce), 승리당(Zafer Partisi)의 시난 오안(Sinan Oğan) 이렇게 4명으로 좁혀졌다. 승리당은 조상연합(Ata İttifakı)의 한 정당으로 군소정당이어서 대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국당 무하렘 인제의 출현은 에르도안에게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고 CHP 클르츠다르오울루와 연합할 것을 야당 측은 설득하고 있지만 사실, 튀르키예 대선은 결국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르오울루 양자 간 대결인 것이 확실하다.

4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개 조사기관 중 5개의 기관이 CHP의 클르츠다르오울루가 에르도안을 앞선다고 발표했지만 평균 지지율이 클르츠다르오울루가 46.2%, 에르도안이 42.6%로 그 차이가 5%가 되지 않아 5월 28일 2차 투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선 첫 라운드에서 어느 한편도 50%를 넘기지 못하면 결선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인플레이션을 올해 안에 잡겠다고 연일 외치고 있고 상대편은 에르도안이 튀르키예 경제 위기의 원인이라고 말하며 불꽃 튀기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유럽과 중동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나토연합에서 튀르키예의 역할, 미국과의 관계,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서의 외교 정책, 동지중해 분쟁 문제 등, 이번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가에 튀르키예 국내 문제는 물론 국외 문제도 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14일 튀르키예 대선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