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은(아시아연구소)

2023년 5월 14일, 튀르키예 대선에서 후보 누구도 과반을 넘지 못해 같은 달 28일, 2차 선거를 실시했다. 정의발전당 AKP의 에르도안과 공화인민당 CHP의 클르츠다르오울루의 대결이었다. 14일 선거에서 5.17% 득표율을 얻어 3위를 기록한 승리당 Zafer Partisi의 시난 오안은 28일 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되어 그의 향방에 온 관심이 집중되었다. 세속주의자인 오안이 이슬람주의자인 에르도안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이미 에르도안의 승리를 예견할 수 있었다. 승리당 대표인 위미트 외즈다으(Ümit Özdağ)는 시난 오안의 에르도안 지지 선언은 당과 반대되는 온전히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하면서 당 내 분열이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대선 결과는 에르도안 52.18%, 클르츠다르오울루 47.82%로 에르도안의 승리였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는 과거 튀르키예 선거와는 다르게 이념의 대결이 아닌 리더십의 대결로 귀결됨을 보여주었다.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가 갈등의 축이었던 튀르키예는 이제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편과 그를 반대하는 편으로 분열되었다. 가장 시급하게 당면한 경제 문제 즉, 고물가와 리라화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성을 에르도안이 인지하고 세계경제 환경, 원자재 가격, 국내경제 상황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 정책에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며 튀르키예의 전통적인 외교 노선인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여 튀르키예 국익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