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을 바라보는 걸프의 입장과 전략
안소연(아시아연구소)
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이 시작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2025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되어 미국의 개입으로 마무리된 12일 전쟁처럼 단기간에 끝내겠다는 심산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출구가 보이지 않은 채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을 뿐이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카드가 작동하며 세계 경제의 취약성도 심화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중동 지역의 불안이 국제사회 전체에 미칠 수 있는 파장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 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모습은 사막의 기적이라고도 평가되었던 두바이가 전쟁에 노출되어 타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고층 빌딩, 호텔을 자랑하고 중동에서 가장 번영하고 안정한 도시의 상징이었던 두바이가 공격받는 모습은 이번 전쟁이 남긴 충격적인 모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자국이 공격받으면 주변 아랍 국가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왔다. 실제로 2025년 12일 전쟁 당시 이란은 카타르 미 공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사전에 경고한 뒤 실제로 공격을 감행하였다. 하지만 사전 경고 덕분에 미리 대비를 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이 공격은 전쟁을 마무리 짓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2026년 전쟁 초기에는 2025년 카타르 공격 사례와 비슷하게 위협 정도로만 가볍게 판단되었을 수 있다. 그동안 걸프 국가들은 지속해서 중동 지역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억제하고자 노력했지만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자가 된 셈이다. 3월 중순 기준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에만 최소 1,946발의 미사일과 무인 항공기(UAV)를 발사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발사 수를 훨씬 초과한다는 분석이 있다.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것 외에도, 걸프 국가들의 호텔, 공항, 항만, 석유 및 가스 시설 등 다양한 민간 주요 시설을 공격하며 이웃 국가들에 점점 더 큰 인적·경제적 피해를 가하고자 했다.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에너지 시설로 공격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중요한 사우스 파스 가스전을 공격했다. 곧이어 이란은 보복에 나서 카타르 라스 라판 공장의 주요 가스 시설을 공격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대체 수송로로 알려진 아랍 에미리트 푸자이라 항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였다.
하지만 지속되는 이란의 공격에도 걸프 국가들은 현재까지는 방어적 태세만 취해오고 있다.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래, 아랍 걸프 국가들은 이란 미사일에 대응하고 무인 항공기(OWA UAV)를 공격하기 위해 수백 대의 미사일 요격기를 사용하여 요격률이 90%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걸프 국가들의 방어 체계가 지금까지는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강화된 안보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걸프 국가들이 왜 지속해서 방어 태세만 취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 수 있다. 걸프 국가들은 최근 정치적 불안정에 휘말리는 것보다는 실용적인 경제 개혁에 주력해왔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이란과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었던 상황이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자칫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하여 전쟁에 본격적으로 휘말리게 되면 그동안 쌓아온 경제 개혁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번 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경제 허브로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어쩌면 걸프 국가야말로 이번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 결정으로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 이란의 전장이 되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식도 커졌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쟁을 통해 걸프 국가들은 독자적인 안보 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방공 시스템과 요격기 확대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을 강화하여 이번 전쟁으로 인해 받은 이미지 타격을 쇄신할 수 있는 경로를 또한 새롭게 모색하는데 주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