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과 이스라엘: ‘슈퍼 스파르타 이스라엘’을 향한 진통

황의현(아시아연구소)

2026년 3월, 이란과의 전면전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은 정치, 경제, 사회 다방면에서 도전에 마주해 있다. 국가 안보라는 명분 아래에 결집하는 모습을 과시하지만, 내부의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이란 고위 지도부를 다수 사살하는 등 군사적 성과도 거두었지만, 경제적 타격도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누적되고 있다.

2025년 9월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중동의 ‘슈퍼 스파르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고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는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군사 교리를 ‘선제적 예방 공격’으로 전환하는 한편 중앙집권적 군수 물자 확보와 국내 공급망 강화를 전담할 국가무기국(National Armaments Directorate)을 설립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한 해외 군수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필수 무기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360억 달러 수준이었던 국방비를 2034년까지 740억 달러까지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026년 3월 이스라엘 의회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2,7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마감 기한을 하루 앞두고 통과시켰다. 4월 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았다면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했으나, 예산안이 통과되며 네타냐후 정부는 전쟁을 이어나갈 동력을 확보했다. 이번 예산안은 국방 예산이 전년보다 20% 늘어난 450억 달러로 편성된 전시 예산이었다.

그러나 예산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이스라엘 사회의 세속주의 진영과 보수적 종교계 진영 사이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딤)들의 병역 면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레딤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은 오히려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대교 종교 법원이 민사 소송을 중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까지 통과되자 세속주의적 야권 진영이 강하게 반발했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는 종교와 정치 사이의 분리 관계가 훼손되고 랍비들에게 재판권을 주는 것은 ‘유대교 율법 국가’로 향하는 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쟁 발발 한 달이 지난 뒤에도 이스라엘 국민의 전쟁 지지 여론은 여전히 확고하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가 3월 26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특히 유대인 응답자의 91%가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와 우파 정치 지도자들의 적대적 이란 인식, 즉 이란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모든 적대 세력의 배후에 있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서 널리 수용되고 지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의 광신적인 신정 정권이 이스라엘에 뿌리 깊은 증오심을 품고 있으며 신정 정권이 사라지면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도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이스라엘 국민이 전쟁을 지지하는 확고한 동기를 구성한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며 지지 여론은 조금씩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라는 여론은 전쟁 초기에는 63%였지만 3월 말에는 54%까지 하락했으며, 전쟁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전쟁 초반 74%에서 50%까지 떨어졌다.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피로감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 가운데 약 30%가 3월 말이 지나면 전쟁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필요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유대인 중 28%, 우익 성향 유권자의 35%에 불과했다.

이스라엘 경제는 여전히 건실하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스라엘 재무부에 따르면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매주 약 30억 달러에 달한다.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 GDP는 약 8.6% 감소했으며, 안보 비용 등 간접적 비용까지 합치면 경제적 총손실은 1,184억 달러에 달한다는 추산치도 발표되었다. 국민 개개인도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전쟁에 따른 국민 1인당 잠재적 소득 손실을 12,220달러로 추산했다.

경제 활동 인구의 예비군 소집과 노동력 부족도 시급한 문제다. 전쟁 발발 직후 예비군 약 10만 명이 소집되면서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경제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취업 허가가 취소되면서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하던 민간 부문이 타격을 입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인도나 중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전쟁으로 일상이 달라지고 경제적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에도 이번 전쟁이 최대 안보 위협인 이란을 결정적으로 약화할 기회라는 이스라엘 정부의 판단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최강의 패권국 위치를 차지하려는 이스라엘의 모험이 국내의 사회적 긴장과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중동 내에서의 안보 확립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이번 전쟁이 이스라엘의 정치, 군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할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