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연(아시아연구소)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주변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분쟁이 제 5차 중동전으로 확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 세계적인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주변국 동향을 주목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먼저 가자 지역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는 전쟁 경과에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집트는 21일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지대 라파 검문소를 개방하여 가자지구로의 구호 물품 반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집트는 가자 지역 주민들의 이집트 유입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역 주민들에게 이집트 네게브 사막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가자 주민 대피령이 가자 지역을 차지하려는 의도를 내포한다며 난민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이러한 이집트의 강경한 대응은 난민 유입으로 인한 국내 안보 위기 발생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지속적인 갈등 관계에 있었던 또 다른 국경 인접국인 레바논의 경우 레바논 정당이자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접경 지역인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로켓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였으며 이에 대응하여 이스라엘도 헤즈볼라 거점 기지를 타격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헤즈볼라와 다음 단계의 작전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헤즈볼라 개입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하마스 공격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는 이번 사태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직접적으로 전쟁에 개입하려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로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이었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노력은 당분간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은 전쟁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17일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반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2일 이란 외무부 장관과 하마스 정치지도자가 전화 통화를 갖고 가자 지구 내 이스라엘의 잔혹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고 알려지면서 이란이 이번 전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확대를 결정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전면전 확대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요청하였다. 한편,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미국과 다른 입장을 보여 주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은 자기 방어의 차원을 넘어서며 가자 지역 주민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이처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각자의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