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하은(아시아연구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10월 7일)에 대항하여 하마스를 척결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명분으로 가자 지구에서 현재 지상전을 감행하고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중재를 돕겠다며 나섰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폭격을 시작한 이후에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또한, 세계 각국 정부를 향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28일 밤(현지 시각) 지상군이 가자 지구에 진입했다는 네타냐후의 발표에 에르도안은 10월 29일 예정되었던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 기념행사와 특별 방송을 일부 취소하기도 했다. 나아가 에르도안은 의회 연설에서 하마스는 자신의 땅과 국민을 해방하기 위한 무자헤딘(Mujahideen)이라며, 이들은 테러 조직이 아니라고 발언했다. 하칸 피단과 아흐멧 을드즈 튀르키예 외무부 장·차관도 국내외 언론에서뿐 아니라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하여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서방 국가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 튀르키예는 휴전까지 이스라엘과의 에너지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고 11월 4일, 튀르키예 외무부는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스라엘도 튀르키예 주재 이스라엘 외교관을 공식 소환하여 대응했다. 11월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는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의 제품은 레스토랑, 구내식당, 찻집 등 의회 내 시설에서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의회는 이번 불매 조치 대상에 어떤 브랜드가 해당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글로벌 식품 기업 코카콜라와 네슬레가 퇴출당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은 가자 지구 출신 튀르키예 공립대학의 유학생들에게 올해 2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대통령령을 공포했다. 또한, 에르도안은 가자에서 튀르키예로 이송되어 앙카라에서 치료받고 있는 가자 주민들을 문병하는 등 팔레스타인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