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중재를 통한 중동 내 영향력 회복 고심 중

안소연(아시아연구소)

미국의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 중재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국무장관은 지난 6월 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였다. 미 블링컨 국무장관은 사우디의 실권자라 할 수 있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등을 만나 이란, 수단 문제 및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청정에너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이스라엘 외교 관계 정상화와 관련하여, 블링컨 국무장관은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예방한 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와 40여분 간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은 전화통화에서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의 요구 중 변화된 부분을 설명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사우디의 파이살 빈 파르한(Faisal bin Farhan) 외무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믿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의 달성 없이는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한정된 이익만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각에서는 사우디 측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번 미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우디 방문은 지난 3월 중국 중재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 이후 첫 방문이다. 중동 내에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회복 중재를 통해 중동 내에서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미국과의 간접 회담이 재개되다.

구기연(아시아연구소)

2023년 6월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 문제 타결을 위한 간접회담을 재개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동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 주목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되찾겠다라는 시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간접 회담의 목적으로 현재 이란 국내에 구금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이란의 우라늄 농축 지속과 러시아에 대한 협력 등이 미국이 대이란 외교를 재개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오만, 이라크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중개 역할로 미국과 이란의 물밑 작업은 작년부터 준비되었고, 특히 이라크 정부와의 협력으로 이라크에 동결되어 있던 자금 27억 달러를 이란에 이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이란은 JCPOA(공동 포괄적 행동 계획) 파기와 연이은 대이란 국제 자금 동결로 인해, 지난 몇 년간 해결하지 못한 한국의 이란 원유 결제 대금 반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현재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조 가까운 원유 결제 대금이 2018년 이래 이란에 지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대이란 제재로 묶인 액수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지난 몇 년동안 이로 인해, 한-이란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고 뒤이은 외교적 실책으로 복잡하게 얽힌 한-이란 외교 관계를 풀어야 할 숙제가 남겨져 있다.

이라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안 통과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이번 예산안의 골자는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 부문 고용 확대로, 공무원 등 공공 분야 종사자는 약 50~60만 명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공공 부문 임금 지출액은 76조 디나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각종 개발 프로젝트에도 한화로 약 49조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며, 이에 이라크 정부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중단되었던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 지출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 재정 적자액은 2021년도 예산의 두 배 이상인 64조 디나르로 늘어났다. 예산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가 넘어야 하지만 현재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머물러 있음을 고려할 때 이라크가 재정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 정계를 주도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지지자들에 대한 보상으로 공공 부문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의 정실주의와 불투명한 채용 과정에서 초래되는 비리 등은 이라크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에르도안 대통령 당선과 과업

한하은(아시아연구소)

2023년 5월 14일, 튀르키예 대선에서 후보 누구도 과반을 넘지 못해 같은 달 28일, 2차 선거를 실시했다. 정의발전당 AKP의 에르도안과 공화인민당 CHP의 클르츠다르오울루의 대결이었다. 14일 선거에서 5.17% 득표율을 얻어 3위를 기록한 승리당 Zafer Partisi의 시난 오안은 28일 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되어 그의 향방에 온 관심이 집중되었다. 세속주의자인 오안이 이슬람주의자인 에르도안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이미 에르도안의 승리를 예견할 수 있었다. 승리당 대표인 위미트 외즈다으(Ümit Özdağ)는 시난 오안의 에르도안 지지 선언은 당과 반대되는 온전히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하면서 당 내 분열이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대선 결과는 에르도안 52.18%, 클르츠다르오울루 47.82%로 에르도안의 승리였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는 과거 튀르키예 선거와는 다르게 이념의 대결이 아닌 리더십의 대결로 귀결됨을 보여주었다.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가 갈등의 축이었던 튀르키예는 이제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편과 그를 반대하는 편으로 분열되었다. 가장 시급하게 당면한 경제 문제 즉, 고물가와 리라화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성을 에르도안이 인지하고 세계경제 환경, 원자재 가격, 국내경제 상황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 정책에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이며 튀르키예의 전통적인 외교 노선인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여 튀르키예 국익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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