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최종 승리
한하은(아시아연구소)
5월 14일 튀르키예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세기의 선거라고 여겨지는 이번 선거의 결과는 에르도안 49.5%, 클르츠다르오울루 44.9%로 에르도안이 이겼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여 오는 28일 결선 투표가 다시 치러졌다.
1차 선거 결과가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오면서 선거 결과에 의구심을 들기도 한다. 계속해서 클르츠다르오울루가 에르도안을 5% 범위 내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28일 결선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에르도안이 2위 후보를 20% 넘는 차이로 여유롭게 이긴 것과는 다르고 3위를 차지한 시난 오안의 5%가 에르도안이 아닌 클르츠다르오울루에게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쉽게 에르도안의 승리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난 오안은 이슬람주의자인 에르도안과 대척되는 세속주의 복원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이 어렵게 선거를 꾸려가고 있는 이유는 경제문제를 뽑을 수 있겠다.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44% 오른 수치로 작년 10월 86% 오른 것에 비하면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월 대지진의 여파도 에르도안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데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에르도안의 승리는 이외이지만 지진 피해 지역 에르도안 지지율 56%는 2018년 60%를 훨씬 넘은 것에 비하면 확실히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에르도안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5월 28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는 에르도안이 52.14%를 얻어 47.86%를 얻은 클르츠다르오울루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 2028년까지 재임하게 되었다.
결선을 일주일 앞두고 에르도안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을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해 클르츠다르오울루의 친-서방 외교 정책의 복원과 명확한 차이가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고, 에르도안이 승리하면서 튀르키예 국내뿐 아니라 국제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 수단 군벌 갈등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 우려 고조
안소연(아시아연구소)
수단 군벌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집트에 경제적 타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와 수단은 주요 경제 파트너 국가로, 이집트 중앙 통계청(Central Agency for Public Mobilization and Statistics)에 의하면 2022년 이집트와 수단의 교역량은 2021년 12억 달러 대비 2억 달러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 중 이집트 대 수단 수출액은 9.292억 달러, 수단으로부터 수입액은 5.044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수단은 리비아에 이어 이집트의 제2의 수출 대상국이다. 따라서 분쟁으로 인해 이집트-수단 교역 규모 감소와 함께 이집트가 수단과 함께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국가 정보 서비스(State Information Service, SIS)에 의하면 현재 수단에서 108억 달러 규모의 229개 이집트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315개의 수단 기업들이 이집트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집트는 외환보유고 부족, 인플레이션 상승 등 여러 측면에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집트 파운드화 통화 가치는 2022년 3월 이후 약 100% 하락하여 현재 이집트 파운드는 달러당 30파운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연간 전체 인플레이션도 올해 3월 33.9%로 급증하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5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이집트의 신용 등급을 B+에서 B로 하향 조정하였다. 이에 더해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수단의 국내 군벌 갈등이 이집트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 대한 신용 리스크를 가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집트 정부는 수단의 군벌 갈등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수단 난민의 급격한 이집트로의 유입 또한 이집트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긴장과 갈등으로 점철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5월
황의현(아시아연구소)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이 다시 격화되었다. 이번 충돌은 5월 2일 팔레스타인 이슬람지하드(Palestine Islamic Jihad) 조직 고위 인사인 카데르 아드난(Khader Adnan)이 86일간의 단식투쟁 끝에 사망한 뒤 이슬람지하드가 로켓포 발사로 보복에 나서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5월 9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전개해 맞섰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과정에서 이슬람지하드의 지도부 6명이 사망했으며, 5월 13일까지 닷새간 이루어진 공습과 이슬람지하드의 보복 로켓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33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에서도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 충돌은 5월 14일 이집트의 중재 아래 양측이 휴전에 합의하며 일단 중단되었으나, 휴전 협정이 발효된 이후에도 로켓포 한발이 발사되었으나, 팔레스타인 측은 의도적 공격이 아니라 기술적 오류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 충돌이 끝난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대립을 이어갔다. 5월 15일 UN이 이스라엘 건국으로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을 기억하는 ‘나크바의 날’을 공식적으로 기념하기로 하자 이스라엘은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5월 18일에는 이스라엘 우파 지지자들이 1967년 전쟁에서 예루살렘을 점령한 사건을 기념하는 ‘에루살렘의 날’을 맞아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무슬림 인구가 많은 동예루살렘을 행진했다. 행진에 참가한 유대인들은 ‘아랍인에게 죽음을’과 같은 과격한 구호를 외쳤으며,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과 같은 극우파 정치인들도 참여했다. 행진을 의도적 도발로 받아들이고 규탄한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은 이집트와 요르단, UAE, 바레인도 극우파의 행진을 방조한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행진 경로 변경을 요청했던 미국도 행진 참여자들의 인종차별적인 혐오 발언을 규탄했다.
이란과 러시아, ‘수에즈 운하’와 경쟁할 목적으로 교통 부문 협력 강화
구기연(아시아연구소)
5월 17일 이란과 러시아는 카스피해 연안의 라쉬트에서 아제르바이잔 국경 인근의 아스타라까지 162km 구간을 연결하는 16억 달러 규모의 철도망 신설 계약을 체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화상으로 지켜볼 정도로 이번 계약 체결은 양국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라쉬트-아스타라 철도망은 북쪽과 남쪽을 연결하는 특별한 무역로로서 세계 무역로 다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또한 이번 계약이 양국 협력 관계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쉬트와 아스타라를 잇는 철도망은 러시아와 인도, 이란을 연결하는 국제 운송로 건설 구상인 국제북남교통로'(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INSTC) 프로젝트의 일부로, 러시아와 이란에서는 INSTC가 완공되면 수에즈 운하와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국제 무역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에 대응해 상호 경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대응하려는 러시아와 이란의 정책과 관련되어 있다. 이미 양국은 지난 2022년 8월 달러화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국 무역에서 이란 리얄화와 러시아 루블화를 사용해 거래하기로 합의했으며, 2023년 1월에는 은행 통신망을 연결해 국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양국간 송금이 가능해졌다. 인도양으로 향하는 교통로를 확보하려는 러시아와 외교적, 경제적 고립에 대항해 러시아, 중국, 인도 등과의 비서구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 이란 사이 이해관계가 일치함에 따라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도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처: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발행인: 박수진 편집위원장: 구기연 편집위원: 안소연, 한하은, 황의현
연락처: 02-880-2084, katib@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