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감산 연장 발표하며 국제 원유 시장에 충격

황의현(아시아연구소)

9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6월에 발표했던 감산 계획을 올해 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감산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 러시아가 하루 30만 배럴이다. OPEC+도 지난 2022년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데 이어 2023년 4월 160만 배럴 추가 감산을 발표하며 산유국들이 잇따라 감산에 나서고 있다.

감산의 여파는 유가 상승으로 나타났다. 6월 배럴당 70달러 선을 유지하던 유가는 상승세로 접어들어 9월에는 배럴당 90달러까지 약 30%가 올라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4분기에 본격적으로 감산의 여파가 나타나 하루 110만 배럴에 달하는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OPEC도 2023년 4분기 원유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약 300만 배럴 부족할 것으로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이 원유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재정 수입 확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고유가에 힘입어 약 10년 만에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IMF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정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은 배럴당 80달러 선이다.

그러나 감산이 사우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가가 올라도 원유 수출량이 줄어들며 결국에는 원유 부문 수입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2023년에도 소폭의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2023년 사우디 재정이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계획과 달리 비석유 부문이 원유 수입 감소를 상쇄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DP에서 원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42.6%에서 2022년 37.7%까지 떨어진 데 반해 비석유 부문의 비율은 2016년 43.3%에서 2022년 44%도 단 0.7%P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란 정부와 미국과의 수감자 교환 합의

구기연(아시아연구소)

이란과 미국 정부 간의 포로 교환 협정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는 지난 8월에 이루어졌으며, 미국과 이란 정부는 미국 포로 5명과 미국에 억류된 신원 미상 이란인 5명과 교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협상으로 이란은 해외 동결 자금 중 약 60억 달러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오랜 시간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약 8조 가량의 한국의 대이란 동결 자금이 곧 이체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되었던 이란산 석유 결제 대금은 카타르를 통해 송금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자금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일방적으로 이란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하고, 이란을 국제적으로 제재하면서 5년 이상 한국이 지불하지 못했다. 그동안 이 동결 자금 문제로 한국-이란 양 정부 간의 외교 관계를 해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란 석유 대금 동결이 이란 경제 제재 해제나 핵협상 타결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최근 이란 히잡 시위 1주년을 맞이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조직적 인터넷 검열 관련 인사 및 기업, 그리고 기관과 단체에 대한 제재 명단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이란 내 정치 문제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동 역내 국가들과의 국제 관계로 이란 핵협상의 얽힌 실마리를 풀기에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에르도안의 친서방 외교 행보에 귀추 주목

한하은(아시아연구소)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2년 8월에 이어 올해 9월 4일, 러시아 소치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작년 8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 체결에서 유엔과 함께 핵심 중재자 역할을 했고 푸틴과 양국 통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하며 튀르키예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기로 했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푸틴과 만나 실리적 외교를 펼쳐 이익을 얻은 결과였다. 에르도안의 태도는 서방의 지탄을 받았지만 푸틴은 올해 5월 튀르키예 대선에서 에르도안을 공개 지지 하는 것으로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7월 러시아의 일방적 흑해곡물협정 파기와 우크라이나 국경과 맞댄 루마니아 지역까지 러시아 군사 드론의 출현으로 흑해 지역에 위기감이 감돌자 푸틴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은 에르도안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대감과 다르게 푸틴의 미온적 태도에 성과 없이 마무리 되었다. 푸틴의 달라진 태도는 올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전후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친서방 노선으로 급선회한 것과 관계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에르도안은 튀르키예의 EU 가입 조건을 걸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외교 노선에서 서방 쪽으로 급격히 무게중심을 옮겼기 때문이다. 흑해곡물협정 복원 불발에 흑해 교전이 우려되고 나토와의 충돌 위험을 배제할 수 없지만 에르도안의 친서방 외교 행보는 실리적 외교 노선을 따랐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로코·리비아 잇따른 자연 재난 발생으로 인한 피해 증가

안소연(아시아연구소)

최근 모로코와 리비아에서 연이어 발생한 지진 및 홍수로 수많은 사상자와 이주민이 발생하며 최악의 자연 재난으로 평가된다. 모로코는 지난 8일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6.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그 결과 13일 현재까지 사망자 수가 3,000명, 부상자 5,000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수십만 명의 이주민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엔 측은 이번 강진으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이 가량이 어린이들이라고 추정하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의하면 이번 지진은 120년만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로코 현지군, 민간 구조대가 스페인·영국·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구조대와 함께 피해 지역 수색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지진 발생 당시 모로코 모하메드 6세 국왕이 파리 대저택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소식과 함께 모로코 정부의 소극적인 지진 대응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왕이 마라케시 병원에서 헌혈을 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한편, 리비아 동부 항구 도시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열대성 폭풍을 동반한 폭우로 상류 댐 두 개가 붕괴하면서 도시가 물에 잠겼다. 14일 현재 리비아 적신월사는 이번 대홍수로 인해 사망자 수가 1만 1,300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또한, 실종자 수 역시 1만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최종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홍수 피해를 입은 동부 지역은 리비아국민군(LNA) 지도자 하프타르가 지배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후 리비아는 동부와 서부 지역 2개 정부로 나뉘어져 내부 정치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리비아 정부 운영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난 구호 작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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