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방문기 2
Abrahamic Family House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 최근 개원한 Abraham Family House를 방문하여 UAE 정부의 관용적인 외교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나계 영국인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David Adjaye)가 설계한 Abrahamic Family House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개의 종교가 성스러운 건축물로 균형 있게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관광의 목적으로 사람들이 방문하기도 하지만 실제 예배의 장소로 사용되며 종교와 관련한 각종 포럼과 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다. Abrahamic Family House는 전체적으로 회백색의 기하학적 선과 면으로 이뤄져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성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설계자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의 각 건축물이 서로 조화로워 보이도록 동일한 부피로 설계했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종교 공동체의 자 문을 받아 각 종교의 상징과 요구 사항을 건축물에 충실히 반영했다고 알려진다.
1. 이슬람교의 이맘 알타예브 모스크(Imam Al-Tayeb Mosque)
이맘 알타예브 모스크는 메카를 향하고 있고 파사드를 이루는 길쭉한 아치는 이슬람에서 중시 하는 숫자를 적용해 7개로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내부 공간을 압도하는 벽면 장식은 아랍 전통 문양인 마슈비리야(mashrabiya)를 조각한 것으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낼 뿐 아니라 빛과 공기가 적절히 드나들어 내부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2. 성 프란시스 교회(His Holiness Francis Church)
빛을 예수의 상징으로 여기는 기독교의 가치에 따라 태양이 뜨는 방향인 동쪽을 향하고 있다. 교회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천장의 장식은 긴 선형의 수백 개 목재를 매달아 신적 구원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듯한 형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다른 의미로는 수직성을 강조하여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성육신과 부활의 개념을 표현하고 있다.
3. 유대교의 모세 벤 마이몬 회당(Moses Ben Maimon Synagogue)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성지인 예루살렘을 향하고 있는 모세 벤 마이몬 회당은 유대교에서 인간을 상징하는 숫자 7과 신을 상징하는 숫자 8을 활용해 지상에 7개의 기둥을 두고 지붕을 지지하는 8개의 기둥을 세웠다. 지그재그 모양의 구조는 천막과 유사하며, 유대교 명절을 지키기 위해 모였던 고대 유대인 공동체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 구조는 낮에는 태양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밤에는 별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아랍권 최초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UAE 정부의 관용과 문화적 다원성 존중에 대한 정신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곳이 Abrahamic Family House로 평가받고 있다. Abrahamic Family House가 평화를 상징하는 장소를 넘어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이끄는데 작은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