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소속 안소연 방문연구원은 지난 4월 18일 아시아연구소 406호에서 “스트롱 맨의 귀환: 중동 권위주의 정치의 재부상”을 주제로 브라운백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다.

2010년 말 중동 및 북아프리카(Middle East and North Africa, MENA) 전역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 반정부 시위의 확산은 MENA 지역에 민주주의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었다. 영원히 세상을 지배할 것만 같았던 무아마르 카다피, 무바라크, 벤알리 등 중동 권위주의의 상징과 같았던 독재자들이 아랍의 봄 반정부 시위 속에서 퇴출하면서 MENA 지역 독재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위를 경험한 대부분 국가가 민주주의 실현에 실패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더욱 강력한 권위주의 정권이 재부상하고 있다. 아랍의 봄 당시, 강력한 시위를 겪은 이집트의 엘시시(El-sisi) 정권은 무슬림 형제단 축출 등 반정부 세력을 억압하고 시민사회의 뿌리를 단절하는 등 철저한 내부 단속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의 새로운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Muhammad Bin Salman) 왕세자는 여성의 운전 허용, 사우디 비전 2030과 같은 광범위한 경제 개혁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대중 불만을 잠재우고 자신의 왕위 계승에 반대가 되는 세력들은 과감하게 차단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새롭게 왕권을 강화하고 있다. 아랍의 봄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튀니지마저 2019년 새롭게 당선된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 대통령이 권력 독점 행보를 보이면서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세계적인 스트롱맨 정치(Strong man politics)의 부상도 MENA 지역의 스트롱맨 정치의 부활에 일조하였다. 특히, 최근 미국의 중동 떠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MENA 지역의 새로운 파트너 국가로 떠오르면서, 중국-러시아-중동 권위주의 축(axis of authoritarianism)을 구축하고 있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즉, 국제적 정치 지형의 변동에 힘입어 MENA 지역의 스트롱맨 리더들도 재부상하며 자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안소연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이자 동 연구소 서아시아센터 방문연구원이다. 단국대학교 아시아중동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권위주의 선거에서의 시민들의 정치적 인식과 행동>으로 2022년도에 미국 텍사스 휴스턴 대학교(University of Houston)에서 정치학(Political Science) 박사학위를 받았다. MENA 지역의 정치체제, 정당, 선거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최근 아랍 국가들의 선거 결과 분석 및 의미」, 「최근 아랍 국가들의 선거 결과 분석 및 의미」, 「포퓰리즘과 민주주의의 위기: 튀니지 사례를 중심으로」, 「이집트 무슬림 형제단 역사를 토대로 바라본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야권 세력의 생존을 위한 정치적 투쟁, 성공 그리고 실패」, 「걸프 왕정 국가들의 기성 정치 질서에 도전하는 카타르 유인 분석-수정주의 국가 관점을 기반으로」 등이 있다.